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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순간에도 스타일 포기 못해… 패션업계 지형 바꾸는 러너들[Weekend 라이프]

파이낸셜뉴스 2025.09.04 04:00 댓글0

제품력은 기본 감각적 디자인으로 승부
신발 브랜드 '킨' 트레일러닝 시장 출사표
'티톤브로스' 스트라이더 컬렉션 판매 호조
러닝복·러닝화 활용한 러닝코어 유행
여성 러닝화 거래액 146% 급증 하기도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 '고요웨어'
러닝베스트·쇼츠 등 기능성 제품 인기


킨 트레일러닝화 출시 행사 모습
29 풋웨어클럽
고요웨어 룩북 각사제공

러닝은 더 이상 '기록을 세우는 운동'에 그치지 않는다. 도심 한복판에서 달린 뒤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인증샷을 남기며 러닝 크루와 소통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운동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더 나아가 패션과 문화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쿨다운(cool down·운동 후 몸을 식히고 근육을 풀어주는 것)하기 좋은 러닝 카페', '혼자 인증샷 잘 찍는 법' 같은 콘텐츠가 넘쳐나고, 러닝은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무대가 됐다.

■패션업계 지형 바꾸는 러닝 문화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기능성 중심이던 러닝화·러닝웨어가 이제는 디자인과 컬러까지 중요해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러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LF가 전개하는 리복, 티톤브로스, 킨이 대표적이다. 세 브랜드 모두 러너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하며 시장 판도를 넓히고 있다.

아웃도어 패션에서 고프코어 트렌드를 이끈 킨은 최근 첫 트레일러닝화 '시크'를 출시하며 러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약 2년에 걸친 개발 과정에서 러너 인터뷰와 수많은 시제품 제작을 거쳤고, 한 수석 개발자는 1500㎞를 직접 달리며 성능을 검증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출시 방식도 남달랐다. 러닝 편집숍 '굿러너컴퍼니'와 손잡고 9㎞ 트레일 코스를 달리는 특별 세션을 열어 고관여 러너들에게 직접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흙길과 바위, 오르막과 내리막이 어우러진 코스에서 제품력을 경험하게 하며 단순한 론칭을 넘어 문화적 이벤트로 확장했다. LF 관계자는 "힙한 고프코어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에서 나온 트레일러닝화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오는 2026년까지 다양한 지형과 레벨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제품력으로 승부

글로벌 하이엔드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얼시(earthy)' 컬러 팔레트로 러닝 크루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트레일러닝 특화 '스트라이더(Strider)' 컬렉션을 선보이며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티톤브로스의 강점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함께 실제 필드 기반 설계다. 덕분에 여름 반팔 티셔츠 매출은 상반기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고, 쇼츠 제품군은 무려 15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티셔츠는 101%, 쇼츠는 17배 이상 늘며 매출 성장세가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힙한 러닝 크루 사이에서 티톤브로스가 '감도 높은 러닝웨어'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복은 올해 들어 러닝화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올해 1~7월 기준 전년 대비 150% 증가했고, 2·4분기만 놓고 봐도 20% 성장했다. 다양한 레벨의 러너를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초보자를 위한 '지그니션', 데일리 쿠셔닝 러닝화 '플로트직2' 등 실사용자의 니즈에 맞춘 라인업이 주효했다.

특히 퍼플·오렌지·블루 등 강렬한 포인트 컬러를 적용해 러닝화를 단순한 기능성 제품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끌어올렸다. 그룹 트레이닝 열풍과 맞물려 트레이닝화 '나노 시리즈' 매출도 80% 늘었다. 러닝과 휘트니스 전반에서 '스타일+퍼포먼스' 전략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헬시플레저에 '러닝 코어' 신조어 등장

러닝 패션의 인기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검색량과 거래액에서도 확인된다.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최근 4개월간 러닝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러닝 상·하의 거래액은 각각 54배, 29배 늘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러닝을 즐기는 문화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러닝 패션을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일컫는 '러닝 코어(Running Cor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최근 5개월간 여성 러닝화 거래액은 전년 대비 146% 늘었다. 글로벌 브랜드들도 여성 플랫폼과 협업을 강화했다. 스위스 기반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은 29CM와 오프라인 협업을 진행했고, 뉴발란스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협업을 통해 신상품을 공개했다.

국내 브랜드도 힘을 받고 있다. 아웃도어 기능성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결합한 '고요웨어'는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러닝 베스트와 쇼츠 등 기능성 제품이 특히 인기다. 애슬레저 브랜드 '미나수'는 레트로 감성을 담은 러닝웨어로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 상품인 '러닝 메쉬 캠프캡'은 좋아요 3000개 이상을 기록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

29CM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오는 12일까지 글로벌 스니커즈 기획전 '29 풋웨어 클럽'을 열고 뉴발란스·아디다스·푸마 등 인기 브랜드를 할인 판매한다. 성수동에서는 오프라인 이벤트도 준비해 러닝 문화를 입은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은 패션과 문화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들의 실험이 계속되며 시장은 더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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