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리그는 말 그대로 우리들 리그다. 한국에 있는 다른 프로 종목과 다르게 다른 나라 선수가 없다. 한국 프로 선수들은 넘쳐난다. 다만 팀을 우승할 전력으로 쑥 끌어올릴 만한 빼어난 선수가 적을 뿐이다. 중국 갑조바둑리그엔 일본과 대만 선수들도 뛴다. 가장 큰 용병 시장은 한국이다. 잘 뽑은 한국 용병 하나면 일 년 농사가 거뜬할 수 있다. 갑조리그 팀은 기본으로는 2부에 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승을 노리는 팀은 투자에서도 공격형이다. 2018년 중국 갑조리그 우승 팀엔 한국 선수가 없었는데 좀 별난 해였다. 2019년 우승팀엔 11승2패로 다승 1위에 오른 신진서가 있었고, 2020년 우승팀에서는 12승4패를 쓴 변상일이 빛났다. 새해로 넘어온 2021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신진서와 이동훈이 서로 다른 팀으로 우승 결정전을 뛰었다.
흑39로 다가올 싸움을 준비했다. 백은 40으로 가만히 다가갔다. 서둘 까닭이 없다. <그림1> 백1 한 수로 가운데 흑을 가둘 수 있다면 왜 아니 두겠는가. 흑8로 끊으면 미리 놓인 '▲'가 든든한 우리 편이다. <그림2> 백1로 작게 잡아도 감지덕지하겠지만 흑2, 4로 요리조리 움직이면 거꾸로 백이 어려운 싸움이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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