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백' 대신 만원으로 '명품주식' 산다...명품ETF·펀드 각광

(4월 20일 기준)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가 최근 1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발 불황 속에서도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은 국내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명품기업 투자를 향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때 주요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 상장돼 있어 관련 ETF나 펀드 등 간접투자가 대안으로 꼽혔다.

■명품기업, 주가 상승률도 '명품'
20일(이하 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기업 주가를 반영한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는 지난 19일 4533.29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0.8% 하락했지만 이 지수는 최근 1년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4월보다 12.35% 올랐다.

유럽 증시에 상장된 주요 명품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서다. 지난해 4월 20일 기준 각각 360.45유로, 694.80유로였던 LVMH와 에르메스 주가는 이날 624.90유로, 1020유로에 거래됐다. 코로나19를 겪은 1년간 73%, 47%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명품 시장은 '활황'을 이어가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처음 공개된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한 1조468억원이었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 2019년보다 3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77%, 285% 늘어난 1519억572만원, 703억1006만원이었다.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와 샤넬의 국내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샤넬코리아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보다 13%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 32% 늘어난 1491억1261만원, 1068억5106만원이었다.

코로나19로 영향으로 공항이용객이 줄면서 면세사업은 부진했지만 '보복소비' 영향으로 실적이 좋아진 것이다.

■명품기업 간접투자하는 국내외 상품은
글로벌 럭셔리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자 '명품백' 대신 '명품주' 구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이들 기업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건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럭셔리 기업 중 국내 상장사는 전무하고 주요 기업들도 미국이 아닌 유럽 시장에 상장해 있어서다. 럭셔리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LVMH를 비롯해 에르메스, 케링 등은 모두 '유로넥스트'가 운영하는 파리 거래소에 상장해 있다. 프라다는 홍콩 거래소에 이름을 올렸고 샤넬과 로렉스는 비상장기업이다.

대안으로 꼽히는 방법은 글로벌 럭셔리 기업들에 투자하는 관련 ETF 등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다.

관련 ETF로는 코스피에 상장한 '하나로 글로벌 럭셔리 S&P ETF'가 있다. 해당 상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좇는 명품 테마 ETF로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해 5월 상장했다.

공모펀드도 있다.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 등이다. 이들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69.5%, 57.4%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미국 증시에도 투자하는 '서학개미'라면 '엠레스 글로벌 럭셔리 50' 지수를 추종하는 '엠레스 럭셔리 굿즈 ETF'도 고려해볼 만하다. 해당 ETF는 1년간 5.26% 수익률을 냈다. 대표적인 명품 테마 펀드 중 가장 높은 1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아문디 S&P 글로벌 럭셔리 ETF지만 유럽에 상장된 만큼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4분기 의류업종 성과를 검토하며 "코로나19 기간에도 거의 꺾이지 않았던 명품 부문의 신장률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어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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