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바이오·에피스 펀드 출자
국내 넘어 美·中서 전략적 투자
셀트리온, 자체 개발·협업 병행
"2028년까지 신약 IND 13개 목표"
국내 바이오 업계 투톱인 삼성과 셀트리온이 차세대 항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암세포만 골라 사멸시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ADC 기술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중국 회사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에 대한 투자 결정을 공개했다. 이 펀드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으로 출자해 조성됐다.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
ADC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암 모달리티(치료 방식)다.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삼성은 이중 항체 및 이중 페이로드 기반 차세대 ADC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프론트라인에 투자하면서 유망한 미래 사업 발굴 및 ADC 분야의 핵심 연구를 강화할 수 있는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프론트라인은 현재 이중 항체 ADC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1·4분기에는 이중 항체 및 이중 페이로드 기술이 적용된 ADC의 임상 진입이 추가 예정돼 있어 ADC를 활용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이다.
삼성은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꾸준히 ADC 분야에 투자 중이다. 지난해에는 ADC와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전임상 단계 바이오제약 기업 미국 브릭바이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앞서 2023년엔 ADC 우수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도 투자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악성뇌종양과 방광암에 대한 FGFR3 타깃의 ADC 혁신신약 'AMB302' 1상 임상을 국내와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서민정 삼성바이오에피스 탐색팀장(상무)은 "프론트라인과 파트너십에 이어 투자까지 진행하면서 글로벌 ADC 시장에서 의미 있는 기술적 영향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셀트리온은 자체 ADC 플랫폼 개발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외부 협력 및 투자) 방식으로 유망 기업과의 협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는 영국 ADC 전문 기업인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대한 총 530억원(약 47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다. 지난 2021년 단행한 이 투자로 셀트리온은 익수다 테라퓨틱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셀트리온의 미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 자사 기존 항암 항체 치료제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국내 피노바이오 등 다른 ADC 바이오텍과도 협업을 통해 공동개발과 기술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차세대 ADC와 다중항체 신약 등 4종 신약의 임상 진입을 발표한 셀트리온은 2028년까지 13개 신약 IND(임상시험계획)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ADC 기반 항암제가 글로벌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보니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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