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고 4거래일째 증가
상위 10개 중 4개가 바이오
레인보우로보틱스 1.6배 늘어
올해들어 국내 증시에 온기가 돌면서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감소했던 신용거래 융자 잔고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불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코스닥 시장과 바이오 섹터 중심으로 잔고 증가세가 가팔랐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6조237억원으로 한 달여 만에 16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증가세다.
앞서 신용거래융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정치적 불확실성 부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 부각 등 대규모 악재를 연달아 맞으면서 지난해 하반기 점차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6~7월 20조원도 넘겼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5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500선을 탈환했다.
시장별로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가 더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9일 코스닥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6조7776억원으로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2901억원(4.47%) 늘었다. 3조369억원어치 상환하는 동안 3조3034억원어치를 새로 빌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잔고는 9조864억원에서 9조2460억원으로 1597억원(1.7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로봇 테마주와 바이오주 인기가 두드러졌다. 지난 3~9일 신용거래융자가 가장 크게 늘어난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바이오 관련주이다. 독감 관련주로 분류되는
씨젠(104억원)을 비롯해 리가켐바이오(71억원),
랩지노믹스(62억원),
휴젤(50억원) 등 종목이 크게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로 지난 3~9일을 지나며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1.6배가 됐다. 삼성전자가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소식에 4거래일 동안 무려 479억원이 늘어나면서다. 지난 9일 종가는 23만6500원으로 2일 종가 대비 11.82% 상승했다. 이와 함께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불러온 로봇주 열풍에 관련주인 에스피지도 신용융자잔고가 62억원늘어 전체 코스피 종목 중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1.93% 하락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바이오주 관심 고조로
유한양행(318억원)의 신용거래융자가 가장 크게 늘고
셀트리온(116억원)도 상위권에 들었다. 또
현대차그룹의 역대 최대 투자 소식이 전해지며 현대차(116억원)와
기아(84억원) 등 자동차주 선호도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이미 더 악화할 여지가 크지 않은 만큼 선별적 매매가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반등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미국 정책 수혜가 명확하거나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있거나 한국만의 강점을 보유한 기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CES에 이어 다음주 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바이오 섹터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라며 "바이오, 코스닥시장과 기업공개(IPO)까지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내다봤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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