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김기현 부인 선물' 로저비비에 압수수색...김진우도 추가 소환

도이치 1차 주포 이모씨
구속영장 오늘 청구 예정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의 로저비비에 가방 전달 의혹과 관련해 현대백화점과 로저비비에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박상진 특검보는 21일 현대백화점과 로저비비에 총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날 집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로저비비에 가방 구입 시점과 경위 등을 파악하려 했다. 구입 날짜와 금액이 적힌 영수증과 당시 매장 폐쇄회로(CC)TV, 판매를 담당했던 직원이 누구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특검팀은 김 의원의 부인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김 여사가 해당 가방을 수수했더라도,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당장 김 여사를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김 여사 측과 김 의원 측 모두 가방 전달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만, 청탁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23년 3·8 전당대회에 김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을 통해 개입했고, 김 의원이 이에 대한 대가로 가방을 전달했는지 여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의혹은 특검팀이 김 여사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으로 인지하게 됐다.

당시 특검팀은 21그램 등의 수주 차원에서 김 여사 등 이른바 '윗선'이 개입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크리스챤 디올' 겉옷과 팔찌 등 특정 물품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중 '로저비비에' 손가방과 함께 "남편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김 의원 배우자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에서 일단 철수한 후 같은 날 오후 압수수색 영장을 새로 받아와 해당 물건을 압수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영장에 청탁금지법과 정당법 위반 피의자라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김 여사 양측 모두 손가방 전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측은 "당시 신임 여당 대표(김 의원) 측에서 대통령 배우자에게 인사를 전하고자 100만원대 클러치백을 전달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어떤 대가성 목적이 아닌 사회적·의례적 차원의 선물이었고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도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저나 저의 아내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청탁할 내용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 체포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포 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는 지난달 중순께 특검팀 압수수색 도중 현장에서 도주했다. 이씨는 충북 청주에 있는 휴게소에서 붙잡혔는데, 친형이 마련해 준 농막에서 거주하며 인근 휴게소에서 식음료를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휴게소에 있던 이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특검팀은 이씨의 도주에 조력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추가 혐의점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와 아내 노모씨를 오는 27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더불어 '인사 카드·경찰 인사 문건 인멸' 혐의도 받고 있는데, 노씨는 증거 인멸 혐의의 참고인 신분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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