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美 진출 발표 이후 첫 단독 인터뷰 "공장 건설, 1000억원 이상은 투자 해야" 3년 짓는다고 하면 투자금 부담은 적어 "LFP 수요 커진다, 기술력도 인정 받아"  |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 엘앤에프 제공 |
[파이낸셜뉴스] 최근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 공장의 미국 진출을 사실상 공식 선언한 엘앤에프가 총 투자금을 1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미국 진출 경험이 없는 만큼, 방식은 단독 건설보다는 합작법인(JV)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은 한국, 미국, 유럽 쪽 기업 3군데 정도다. 올해 상반기 내 진출 지역을 확정하면 늦어도 2028년 중 미국 내 LFP 양극재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韓·美·유럽 고객사서 관심"...JV 유력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모처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지고 미국 진출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최 부회장이 미국 진출 공식 선언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부회장은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에 비해 대규모는 아니지만, (LFP 양극재 공장 건설에) 1000억원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며 "현재 기준 미국 공장 건설 JV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은 3군데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각각 한국, 미국, 유럽 등에 본사를 둔 곳으로 파악됐다.
진출 방식은 JV가 유력하다. 그는 "단독, JV 모두 열려있다"면서도 "사실상 (LFP 양극재를) 단독 진출하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만약 한국에 외국 기업이 단독으로 들어와서 맨 땅에 헤딩한다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쏠린 '투자금' 관련해서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정도'다. 그는 "예를 들어 총 들어가는 금액이 3년 2500억원이라고 한다면, 엘앤에프가 100% 들어가더라고 매년 500억원, 1000억원, 1000억원 이런 식으로 나눠낼 수 있다"며 "다른 곳과 50대 50으로 JV를 한다고 하면 그 금액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엘앤에프 현금 흐름 잔액이 260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투자금은 충분하다는 논리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뽑혔지만, 아직 발표하지 않은 불확실성이 많다"며 "경우의 수를 모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밸류체인 설계, 사업 설계가 지금은 기술 개발만큼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야기하는 고객의 기조가 안 바뀐다면 갈 확률이 상당히 높은데, 기조를 바꿀만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진출 여부를 다시 따져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8년 전후 美서 제품 생산 가능성
엘앤에프의 해외 진출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
<본지 2024년 9월 1일 보도 참고>에서 "이르면 내후년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장 착공부터 준공까지 2~3년여가 걸린다고 감안했을 때, 올해 상반기 내 엘앤에프가 미국 진출을 확정하면 2027~2028년께부터 미국에서 LFP 양극재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내년 말부터 LFP 양극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엘앤에프가 LFP 양극재에 힘을 쏟는 것은 향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등에 LFP 양극재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엘앤에프가 10년 이상 LFP 양극재를 개발, 개선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 규모는 2024년 120억달러(약 16조원)에서 2033년까지 매년 13.8% 성장할 전망이다. 최 부회장은 "LFP 양극재 시제품을 받은 업체들은 아주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라며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엘앤에프는 향후 LFP 양극재 사업 관련 별도 법인을 세울 계획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 NCM 라인 증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LFP 라인을 미국에 지어서 2년 운영하면, 이제 미국에서 사업을 해본 회사가 된다"며 "물론 고민만 몇 달 걸리겠지만, LFP 공장 운영은 엘앤에프에 엄청난 무기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음극재 사업은 잠깐 미뤄둘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현재는 회사 인력 다수가 LFP 양극재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며 "사업을 버리는 개념보다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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