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수은법 개정안 통과 훈풍
방산 수출금융 한도 10조원 늘어
한화·현대로템 2차계약 협의중
신속한 자본금 투입시점에 촉각
폴란드 국방부 차관이 다음주 한국을 방문하면서 최대 30조원 규모의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이행 계약'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다만 2차 계약은 지난 2월 통과된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에 따른 신속한 자본금 투입 없이는 불가능해 방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르친 쿨라세크 폴란드 국가자산부 차관은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주 파베우 베이다 국방부 차관과 함께 행정부 협정 체결 협상을 위해 한국에 간다"며 "기본 협정과 이행 계약 사이에 이처럼 긴 기간이 걸리는 것은 통합 우파 정부의 과실이 낳은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폴란드 차관단 방문으로 국내 방산업계의 2차 수출 이행 계약 논의가 진척을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2월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만큼 폴란드와의 협상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은법 개정안은 수은의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폴란드 무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여력이 확보됐다.
그동안 금융지원 한도는 폴란드와의 협상 진행의 걸림돌로 꼽혀왔다.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간 지속되는 방산계약 특성상 일반적으로 무기 판매국은 저리 대출, 장기 분할상환 등 구매국에 금융지원을 제공하는데 한국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한 수출금융 한도가 지난 1차 계약에서 거의 소진된 것이다. 이에 2차 수출이 무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졌다.
폴란드와 2차 계약 협의를 진행 중인 국내 방산업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두 곳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2월 폴란드에 K9 자주포 152문을 수출하는 2차 이행 계약을 맺었다. 특히, 한화에어로는 '올해 6월까지 금융 지원 체결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사실상 2차 계약 물량이 최종 수주되진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현대로템도 1차 이행계약 이후 잔여 물량인 K2전차 820대에 대한 수출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다.
문제는 수은에 신속한 자본금 투입이 가능할지다. 수은법이 통과됐지만 아직까지 수은에 기획재정부의 자본금이 투입되지 않아 금융지원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폴란드 정부의 친 유럽연합(EU) 성향도 계약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U는 방산 물품의 자국내 생산이나, 자국산 무기 도입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계약 내용 등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22년 폴란드 정부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전투기 48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672문, 현대로템의 K2 전차 980대를 수입하는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1차 이행 계약에 따라 K2전차 180대, K9자주포 212문, FA-50 48대 등 총 17조원 규모 물량 양산,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와 2차 이행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수은의 자본금 확충이 서둘러 마무리돼야 계약이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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