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뽑은 한미 관세협상 3가지 애로사항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미국과 협상 지속"  |
|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회관에서 열린 국제통상위원회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
[파이낸셜뉴스] 한미 관세협상 이후 혼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전략 산업 관세 면제 및 완화 △품목 관세 적극 대응 △마스가 프로젝트(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포함한 별도 비자 신설 등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정부에 애로 사항을 전달하며 적극적인 대응도 함께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초청해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계인 국제통상위원장 겸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욱
삼성전자 부사장, 염성진 SK수펙스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하태석
LG 전무, 신성주 롯데 상무, 김선
한화 부사장, 최누리
GS 부사장, 류근찬
HD현대 부사장, 엄재동
대한항공 부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김성태 두산경영연구원장 등 주요 기업 대표와 임원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LS, 효성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 네이버 등 조선·방산·원전·반도체·항공·AI 등 한미 협력의 핵심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두루 참여했다.
이날 참석 기업들은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먼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관세 부담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업인들은 “조선, 원전 등 미국 내 공급망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전략 산업은 그 공백을 국내 공급망이 보완해야 한다”며 “해당 산업에 대한 관세 유예나 면제가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품목별 관세까지 확대되면 제조원가 상승과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력·비자 문제도 장애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진출 시 초기 운영 인력이 다수 필요하지만, 신속발급이 가능한 이스타 비자나 B1 비자는 현지 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H-1B는 쿼터 제한과 긴 발급 절차로 제약이 크다”며 “마스가 프로젝트 등 전문 인력에는 별도 비자를 신설하고, 쿼터 확대와 발급 절차 단축과 같은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관세협상 영향과 기업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한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통상정책은 제조업 쇠퇴와 중산층 소득 정체 등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는 만큼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은 세계 무역 위축과 환율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 기업들은 단기 대응을 넘어 공급망 다변화와 생산성 제고 등 장기 전략을 마련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 미국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7월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8월 정상회담 이후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미국 정부와 세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산업정책과 긴밀히 연계해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우스 등 수출 시장 및 품목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기업의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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