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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오스템 신화'…그 뒤엔 창업주의 패착

파이낸셜뉴스 2025.12.19 05:59 댓글0

국내 1위 오스템임플란트 실적 곤두박질


최규옥 <span id='_stock_code_048260' data-stockcode='048260'>오스템임플란트</span> 창업자.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1위이자 세계 3위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오스템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토막까지 떨어졌다. 창업주 최규옥 회장은 사모펀드 인수 후 2대 주주로 상징적 역할에 머물며 개인 투자 확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 악재까지 겹치며 업계 1위의 '큰 덩치'가 손실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이자 2대 주주인 최규옥 회장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 자문 외에 서진시스템 등 타사 투자에 집중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최 회장은 지난 10일 서진시스템 지분 1.23%를 추가 매입, 가족회사 포함 11.18%(2대 주주)로 지분을 확대했다. 지분율로만 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9.6%보다 크다.

흔들리는 '오스템 신화'…그 뒤엔 창업주의 패착

최 회장은 지난 2023년 오스템을 매각한 자금 약 2740억원으로 주성엔지니어링·서진시스템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에 지분을 늘린 서진시스템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인프라, 5G·통신 장비 하우징 등을 영위하는 사업체다.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 하더라도 결국 본인 손으로 일군 오스템임플란트에선 손을 떼는 수순으로 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보단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최 회장이 최근 주식을 대량 매각한 회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한스바이오 재무적투자자(FI)로서 소유 지분 4.92%(66만5159주) 전량을 내년 1월 5일부터 한 달간 장내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9월 말부터 한스바이오 지분 10.42%(140만9159주)에 대해 투자 회수에 들어간 상황이다. 최 회장도 한스바이오에 개인적으로 투자했다.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와 별개로 2021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장내에서 한스바이오 주식을 매매해왔다. 약 4년의 기간 동안 55억을 투자해 22억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그의 아들 최인국씨는 자신이 50% 최대주주인 개인 경영컨설팅 업체 네오영을 앞세워 지난달 11월 6~25일 장내에서 한스바이오 주식을 사들였다. 투자액은 29억원인데 주당 3만2540원으로 다소 고점에 매입했다.

최 회장 부자는 한스바이오 외에도 각각 개인 투자사를 통해 서진시스템, 주성엔지니어링에 나란히 투자하고 있다. 부자가 함께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스바이오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팔고, 아들은 다시 사들이는 정황이 포착되며 그 의도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으로 팩트 자체는 맞지만, 사실상 오스템과 관계 없는 회장 가족의 회사에서 지분을 산 것까지는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거래의 배경이나 의미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 대신 투자업계의 큰손이 된 것은 지난 2023년 1월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UCK) 컨소시엄 매각한 뒤부터다. 최 회장은 당시 오스템임플란트 개인지분 18.9% 중 9.3%를 2740억원(주당 19만원)에 회수한 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자문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매각 과정에서 위법·불공정 거래가 적발되지 않았지만 절차의 정당성이나 소액주주 보호 측면에서는 여러 논란과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22년 1월 재무팀장이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주가 급락, 거래정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 이어졌다. 그 후 1년만에 최 회장은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겼고 MBK파트너스·UCK 컨소시엄은 2023년 2~8월 공개매수 성공 후 지분 90% 안팎을 확보한 뒤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지만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심사 및 자진 상폐 결정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고, 소액주주 보호 부족과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경영 책임자였던 최 회장은 본인 지분 9.6%를 남기고 공개매수에 참여해 수천억대의 현금을 손에 쥐었고, 사모펀드 인수 이후에는 2대 주주 위치에서 경영 참여를 유지 중이다.

사모펀드가 주인이 되면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수익성이 추락했다. 인수 이후 순이익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1000억원 안팎의 배당을 집행했다는 점에서 '배당을 통한 투자금 회수' 비판에도 직면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꺾이는 상황에서의 대규모 배당은 성장 투자 여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 레버리지 비율도 높아져 금리 변동과 경기 둔화에 취약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되자 2대 주주로서 경영에 관여하고 매년 배당금을 받아가고 있는 최 회장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경기침체와 중국 사업환경 악화는 오스템의 하락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임플란트는 고가의 비용이 드는 경기 고관여 업종이다보니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오스템은 2020년 6000억원대였던 연결 기준 매출이 2022년 1조원을 돌파했고 2023년에는 1조2000억원 안팎까지 불어났다. 이후 2024년에도 매출 증가세는 이어지며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오스템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이 정점이었다. 당시 23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63%나 증가했다. 이후 2023년 2428억원으로 상승세는 유지했으나 상승폭은 크게 줄었다. 지난 2024년엔 영업이익 1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나 꺾였다.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1541억 대비 약 54.7% 감소하며 하락폭이 더 커졌다.

흔들리는 '오스템 신화'…그 뒤엔 창업주의 패착

중국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매출이 머지 않아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 전망되기도 했던 터라 충격은 더 크다. 중국은 인구 구조, 치과 의료 수요, 민영 병원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임플란트 업계의 최대 성장 시장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중앙집중식 구매제(VBP)가 고가 임플란트 제품의 가격을 대폭 떨어뜨렸다. 입찰 경쟁이 심해지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운 한국 업체들의 평균 판매 단가도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 역시 내수 경기 둔화로 치과 치료를 미루는 사례가 많아지고, 현지 로컬 업체들의 품질·마케팅 역량이 개선되면서 'K임플란트 프리미엄'도 상당 부분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은 중국 매출 비중이 한때 15%를 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중국법인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하는 분기도 반복되고 있다. 과거 성장 스토리의 핵심이었던 '중국 레버리지'가 오히려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바뀐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와 중국 사업의 어려움 등으로 오스템 뿐만 아니라 임플란트 시장 자체가 침체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도 "업계 1위인만큼 타격을 받는 정도가 가장 큰 상황이다. 국내와 중국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외엔 반등 요소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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