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피크' 지났다?…주식·코인시장도 장마 끝날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글로벌 주식시장과 코인시장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안도감이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금의 반등세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90p(1.73%) 오른 2522.78로 장을 마쳤다. 전날(10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2500선이 붕괴됐지만 하루 만에 회복했다.

상승세를 탄 건 국내 증시 뿐이 아니다. 이날 새벽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3대 주요 지수는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5월 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5.10p(1.63%) 오른 3만3309.5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7.77p(2.13%) 상승한 4210.24를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60.88p(2.89%) 뛴 1만2854.81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1.23%), 프랑스(0.52%), 영국(0.25%) 등 세계 증시 대부분이 오름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의 상승은 미국 CPI가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8.7% 상승을 하회하는 것이며, 지난 6월 기록한 9.1% 상승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7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피크 아웃)는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CPI 발표 이후 시장 금리 하락, 달러 약세 등이 출현함에 따라 성장주를 중심으로 위험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급등 마감했다"며 "이날 국내 증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이 호전되면서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에 대한 기대감에 가상자산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3시3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90% 상승한 3249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화폐) 대장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2.29% 오른 250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리플도 500원 고지를 넘겼고, 이더리움 클래식은 5만1000원을 돌파했다. 파일코인도 1만1000원 수준을 지키고 있다.


변수는 미 연준의 결정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예상 외로 크게, 그리고 폭 넓게 둔화되면서 시장은 일단 안도할 수 있게 됐다"이라면서도 "연말에도 물가 상승률이 7%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해 9월 FOMC까지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여건을 고려한 통화정책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최소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미만으로 떨어지는 조건이 필요하다"면서 "임금 압력이 여전하고 서비스를 필두로 근원 인플레이션이 살아 있는 만큼 연준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기 위한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본격적인 본격적인 반등세에 접어들었다는 낙관적인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8월 CPI 발표가 한 차례 더 남았다"면서 "샴페인은 그때 터트려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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