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 줄줄이 공개 대기  |
| 배우 지창욱. 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디즈니플러스의 ‘조각 도시’는 올해 가장 성공한 ‘RE IP’ 중 하나다. 원래 이 작품은 배우 지창욱이 지난 2017년 주연한 영화 ‘조작된 도시’가 원천 IP로 ‘모범택시’ ‘범죄도시4’로 유명한 오상호 작가가 집필했다. 이번 드라마의 메가폰은 SBS ‘국민사형투표’를 연출한 박신우 감독, 영화 ‘아마존 활명수’의 김창주 감독이 공동 연출해 영화와 드라마 연출의 시너지를 꾀했다.
‘조각 도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태중'(지창욱)이 어느 날 억울하게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서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이 보안업체 대표이자 조각가인 '요한'(도경수)에 의해 계획됐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한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 톱 10 TV쇼 부문 월드와이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창욱 "대본 흡인력에 매료됐죠"
‘조각도시’로 ‘디즈니플러스의 아들’ 자리를 공고히 한 지창욱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시리즈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번에도 내가 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품었다"며 "실제로 제안을 받았을 때 대본의 흡인력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새로운 인물과 확장된 서사를 통해 또 다른 작품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색다른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주인공과 이번 작품 태중 캐릭터의 차이에 대해서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짚었다. ‘조작된 도시’의 권유가 다소 무기력한 인물에서 억울한 사건을 계기로 친구들과 복수를 시작했다면, ‘조각도시’의 태중은 성실하게 살아온 평범한 시민이 모든 것을 잃고 복수의 길로 들어선다. 지창욱은 이 차이가 장르와 결의 분위기까지 다르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쌓여가는 감정과 광기에 대해서는 치밀한 설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 전부터 감독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감정의 흐름을 정리했고, 현장의 디렉션은 물론이고 편집과 음악 등 후반 작업의 힘도 컸다"며 작품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창욱은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재미있었던 작업”이라며 ‘조각도시’를 통해 또 한 번 배우로서 깊이를 더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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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욱 '조각도시' 글로벌 인기. 디즈니플러스 제공 |
"바이크 예능 찍어보고파"..2026년도 화제작 줄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창욱은 기존 연기뿐 아니라 예능까지 확장하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특히 바이크 여행 예능에 대한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지창욱은 “바이크를 타고 어딘가를 횡단하는, 예능과 다큐멘터리의 중간쯤에 있는 프로젝트를 꼭 해보고 싶다”며 “5~6일짜리가 아니라 한 달, 두 달 정도 길게 떠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실적인 제작 여건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투자도 쉽지 않더라”며 “아직은 기다리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지창욱의 이런 도전 성향은 작품 선택 기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흥행을 먼저 생각하면 작품을 못 고를 것 같다”며 “그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색깔, 내가 읽었을 때 재미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리볼버’는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이라는 이름만으로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을 정도다. 그것도 노 개런티로.
최근에는 해외 프로젝트와 예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창욱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배우·가수들과 함께 섬을 여행하는 힐링 예능을 촬영했고, 필리핀 배우들이 한국에서 운영하는 식당 예능에 한국인 직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소통은 쉽지 않았지만 그 자체가 새롭고 재미있었다”며 “요즘은 배우로서 더 긴 생명력을 고민하다 보니 해외와 함께하는 작업에 더 끌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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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조각도시' 속 지창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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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조각도시' 속 지창욱 |
지창욱은 벌써 데뷔 18년 차를 맞았다. 그는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기를 해온 나 자신이 대견하다”며 “한 가지 일을 수십 년간 이어온 선배들을 보며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대세 배우인 만큼 차기작도 빼곡히 차 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정지우 감독의 영화 원작 드라마 ‘스캔들’과 연상호 감독의 ‘군체’를 비롯해 일본 합작 프로젝트 ‘메리베리 러브’, 판타지 로맨스 ‘인간 X 구미호’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할 수 있다면 작품은 많이 하고 싶다”고 웃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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