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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중 무역 분쟁 우려 재점화에 두 종목이 하락 마감하면서 코스피 상승세도 꺾였지만, 장기적으로 반도체 대형주가 이끄는 상승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7% 하락한 9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3.04% 내린 41만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미중 무역 분쟁 우려 재확산으로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기술주 위주로 하락이 나타나면서 이날 국내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약세가 나타났다. 다만 장 초반 낙폭을 만회하면서 코스피는 0.72% 하락했다.
국내 시총 1·2위 종목이 나란히 하락 마감했지만 이들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육박한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53조3022억원,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302조1209억원으로 두 종목 합산 시총 비중은 코스피 시총(2952조8288억원)의 28.96%에 달했다. 지난 10일에는 두 종목 합산 시총 비중이 29.26%까지 오르면서 지난 2024년 7월18일(29.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은 최근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대폭 상향 조정된 영향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개월 전 대비 20.4% 상향 조정된 10조1419억원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의 3·4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3개월 전보다 9.43% 상향됐다.
과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코스피 비중 30%에 육박한 뒤 조정을 겪는 일이 반복돼 왔다. 통상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과열될 때 두 종목 합산 시총 비중이 30%선을 웃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시총은 지난해 연중 최고치(7월10일·29.82%)를 기록한 뒤 '반도체 겨울론'이 불거지면서 연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2021년 1월11일에도 두 종목 합산 비중이 29.47%까지 오른 뒤 업황 부진을 겪으면서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다만 올해는 반도체가 이끄는 국내 증시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의 반도체 사이클이 기존과 달리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이라는 두 축으로 이뤄져 이익 개선 속도가 빠르게 상승 중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 대비 24%, 27% 상향한 56조원, 57조원으로 제시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빅테크들이 수백조원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와 이에 따른 다년간의 반도체 투자 계약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AI의 장기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높아지고 있다"며 "통상 반도체 사이클은 이익이 증가하며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낮아지기 마련인데, 현재는 이익 상향과 리레이팅이 동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 조정을 일으킨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국내 증시의 장기적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준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무역분쟁 리스크에 대한 4월의 학습효과와 유동성 및 실적 모멘텀 등 긍정적 요인들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는 수준에서 (조정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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