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2.50%에서 2회 연속 동결
영끌 자극 우려에 인하 기조 숨고르기
추경 효과에 0.1%p 성장률 제고됐지만
美관세 등 수출 둔화 우려에 1%는 하회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2.50%에서 유지했다. '6·27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은 만큼 서둘러 금리를 낮추기보다 금융안정에 집중한 것이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0.1%p 높아졌지만,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1%를 하회하며 역대 최초로 성장률이 2년 연속 2%를 밑도는 저성장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이에 5월에 지난 2022년 10월 11일(2.50%) 이후 2년 7개월여 만에 2.50%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는 7월에 이어 2번 연속으로 동결되면서 다음 금통위가 있는 10월까지 2.50%로 묶이게 됐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본지 2025년 8월 24일 보도 참고> 1인을 제외한 전문가 전원이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2연속 금리 동결의 최대 재료는 아직 불안한 서울 아파트 가격 등 금융시장 상황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당시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와 함께 향후 부동산 관련 정책 및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확인됐다”며 “이번 회의에서도 본 입장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 성장률 방어를 위해 궁극적으로 인하가 필요하지만 금융안정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도 금리 인하 걸림돌로 평가된다. 만약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먼저 금리를 내렸을 경우, 역대 최대 수준인 2.00%p인 금리차는 2.25%p까지 벌어져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위험은 더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0.9%로 제시됐다. 정부의 확장 재정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에 힘입어 기존 0.8%에서 0.1%p 상향 조정된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0.8%보다 높고, 기획재정부의 0.9%와 같다. 다만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기준 평균 전망치(1.0%)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성장률을 1%까지 올리기에는 부진을 거듭하는 건설투자가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4분기 경제성장률에서 건설투자는 -1.9% 기여도를 기록했다”며 “건설투자의 성장률 마이너스(-) 기여도는 계속 확장되고 있고 건설 업황이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점 고려 시 빠른 시일 내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인 1.9%에서 소폭 상승한 2.0%로 예측됐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전망치보다 높았던 점을 감안하고, △농축산물 물가 불안 △미 관세 인상 이후 중간재 가격 상승 가능성 △고환율 등을 고려한 전망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통위 기자회견의 관전 포인트는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은행의 해석이 될 전망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시장 상황, 추경 등 정부 대책의 효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등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에 따라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폭과 시기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묶은 오는 10월에 금리를 0.25%p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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