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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항공·여행 등 고환율 피해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8월 8일~11월 7일) 제주항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23.03%, 에어부산은 18.10%, 티웨이항공은 17.65% 각각 떨어졌다.
대형 항공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11.78%,
대한항공은 9.39% 각각 하락했다.
항공주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우려 영향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야간거래에서 146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 이후 처음이다. 항공업의 경우 달러로 연료비와 항공기 리스 비용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아지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조6068억원으로, 3개월전 2조374억원에서 21.04%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2340억원에서 1380억원으로 41.02% 줄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함에 따라 비용 상승 우려가 존재한다"며 "단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미국 입국 규정 강화 및 동남아 지역 안전 문제 등 최근 대두되는 이슈들은 역시 여행 수요 및 운임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주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노랑풍선은 28.89%, 하나투어는 14.5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항공·여행주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4·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기존 1390원에서 142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들이 여전히 많아 빠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4·4분기 추석 황금연휴가 있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긴 힘들다. 내년 역시 보수적인 투자 선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LCC)는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겨울 성수기에 나오는 구조인데, 그때까지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며 “대신 대한항공은 현재의 불황으로 과점적 시장 지위가 더 견고해졌다. 대한항공 중심의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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