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인플레 공포… "실적·식음료·리츠가 피난처"

비용 상승 둔감한 업종 주목
철강·미디어·교육·자동차 해당
식음료주, 리오프닝 수혜 기대
'상승세 꾸준' 리츠, 잇단 신고가
유가·원자재 급등 호재로 작용


'인플레이션' 폭탄이 세계 주요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비용 상승에 둔감한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다.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거나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줄일 수 없는 생필품 판매 기업, 충성도가 높아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이탈이 적은 종목들이 대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해성디에스, 대덕전자, POSCO홀딩스, 영풍, 영원무역, 롯데렌탈, 현대건설, SKC, 씨에스윈드, 삼성엔지니어링, 하이브, 삼성에스디에스 등을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꼽았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이익 개선 팩터와 영업이익률 팩터를 결합했을 때 점수가 높은 종목"이라며 "비슷한 기준으로 업종별로 스크리닝했을 때는 철강, 미디어·교육, 자동차 업종이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 중 해성디에스는 1·4분기 매출액 1996억원, 영업이익 48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5.2%, 375.2%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목표주가 상승률도 30.75%다. 목표주가 평균치가 한 달 전 평균치 대비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 1위를 기록했다.

해성디에스는 자동차 반도체 리드프레임과 패키지기판(PCB) 등을 공급하는 업체로 자동차 부품과 PCB의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주가 역시 4월 한달간 36.27%나 상승했다. 2·4분기 영업이익률은 20.7%에 달해 지난 3년 평균 영업이익률(8.0%)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니켈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부족 상황에서 고객사가 지나치게 많은 물량을 선주문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올해 자동차 전용 반도체 시장이 20%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까지 강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음료주도 리오프닝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과 더불어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주는 판매가가 인상됐고 맥주도 경쟁사의 가격 인상으로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 관련 종목도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지목되고 있다. S-Oil은 1·4분기 영업익이 1조3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7% 상승했다. 이에 주가도 4월 한달간 9만6700원에서 10만3500원으로 7.03% 올랐다.

리츠는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꼽히면서 지난 2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제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리츠로 자금이 쏠린 결과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은 지난 4월 27일 장중 704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지난달 18일 6050원, 코람코더원리츠는 지난달 26일 6730원으로 각각 52주 최고가를 썼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은 매출 원가율과 판매관리비에 모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업종을 불문하고 대부분 기업의 사업 비용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