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결성한 CVC펀드 통해 20억 투자
액화수소탱크 대형화 파트너 협력 기대  |
|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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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판교 연구개발(R&D) 센터 전경. 삼성중공업 제공 |
[파이낸셜뉴스]삼성중공업이 액화수소탱크 기업 '하이리움산업'에 투자를 추진한다. '하이리움산업'이 액화수소를기반으로 한 수소드론 등 수소모빌리티용 초경량 액화수소탱크의 상용화에 성공한 만큼, 무인선박에 필요한 액화수소 파워팩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투자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강자라는 점에서 향후 액화수소탱크 대형화의 파트너로서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결성한 'SVIC73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조만간 '하이리움산업'에 20억원을 투자, 지분율 1.6%를 확보한다. '하이리움산업'의 약 15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참여한다. 이 투자에는 중국 Jiangsu Guofu Hydrogen Energy Equipment가 전략적 투자자(SI)로 124억원 규모 투자자로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리움산업은 2014년에 설립, 정부출연연구소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원천기술이 기반이다.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기술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2021년 하이리움산업은 HD한국조선해양과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공동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나증권이 IPO(기업공개) 주관사로 상장에 성공하면 삼성중공업의 투자 이익도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벤처캐피탈(CVC) 펀드는 200억원 규모다. 삼성중공업이 198억원, 삼성벤처투자가 2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조선업과 관련된 로봇, 배에 필요한 자율주행 등 신기술에 투자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9년 1월에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300억원 규모 'SVIC13호 신기술 투자조합'을 만들었다. 당시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밝힌 투자목적은 유망 벤처기업 발굴 및 투자였다. 이 투자조합에 삼성중공업은 297억원, 삼성벤처투자는 3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해당 투자조합은 경기악화로 투자없이 끝났다. 2020년 1월 청산으로 끝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어려운 경영 상황으로 CVC 펀드에 대한 투자를 미루다가 최근 경영 환경이 좋아져서 조심스럽게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조선 관련 신기술 투자를 통해 '혁신의 삼성'에 기여할 지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도전적인 투자는 빠른 수익성 개선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2019년 -4.1%에서 2024년 7.2%로 껑충 뛰어 올랐다. EBITDA 마진율은 수익성 지표로, 매출에서 EBITDA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중공업의 EBITDA 마진율이 오는 2027년 12.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을 503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233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더욱이 2026년 7730억원, 2027년에는 1조2110억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 1조원 시대' 개막을 점쳤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4년 5.1% △2025년 7.0% △2026년 9.5% △2027년 10.2%로 10%의 벽을 깨는 시간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힘을 보탠 만큼, 삼성중공업의 '마스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도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는 등 기초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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