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 북미 중심 성장세↑
LG엔솔, 미시간서 현지 유일 LFP 생산
삼성SDI, NCA 기반 ESS 양산 본격화
SK온, 최대 10GWh 규모 공급 계약 논의
“전기차 배터리 대비 수익성 기여 확대”  |
|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6월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한 가운데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파이낸셜뉴스]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배터리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영향으로 북미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력망 안정화 중요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 여파로 중국 배터리 기업의 고전이 이어지는 사이,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관세 폭탄 中 대비 韓 기업들 기회 잡아
1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전지(LIB)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5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458GWh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뒤 2035년에는 1232GWh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절반이 밀집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에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력망용 ESS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ESS를 돌파구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1월~9월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이 38%로 전년 동기 대비 5.4%p 하락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전기차 배터리 대신 전력망 안정화라는 정책 기반 수요가 뒷받침된 ESS에 집중하겠다는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목표다. 현재 미국에서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한국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정도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중국산 ESS에 대해 총 48.4%에 달하는 고율의 대중국 관세를 적용할 예정인 점도 구조적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법안 시행으로 전기차 구매 및 리스에 대한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가 10월부터 조기 종료돼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2026년부터 본격화될 미국 행정부의 중국산 ESS 규제 강화는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북미 ESS 대응 박차가하는 韓 기업들
업체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6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하며 내년 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CAPA)을 30GWh까지 확대키로 했다. 3·4분기 기준 ESS 수주잔고가 120GWh로 전분기(50GHw)보다 2.4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고용량 셀과 고집적 컨테이너 시스템 출시 등 장주기 특성에 맞춘 라인업 구축으로 북미 ESS 수주 모멘텀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SDI도 북미 ESS 시장에서의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약 4400억원 규모의 ESS 공급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인 SPE 공장의 일부 라인을 전환해 올해 10월부터 ESS용 삼원계(NCA) 배터리를 현지 생산하고 있다. 이에 내년 말 약 30GWh 규모의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해 내년 하반기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플랫아이언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추진하는 최대 6.2GWh 추가 ESS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해 향후 공급 물량 확대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플랫아이언 외 다수의 미국 고객들과도 최대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다.
정 연구원은 “미국 내 ESS 배터리 공장은 자동차 배터리 공장과 달리 대부분 독자적인 단독 투자 형태로 구축되고 있어 미국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세액공제 혜택을 고객사와 지분율에 따라 분할하지 않고 상당 부분 인식할 수 있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ESS 시장에서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ESS 사업부문이 전기차 배터리 대비 수익성 면에서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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