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에 소비자용 제품 크루셜 판매 철수  |
| 마이크론 HBM4 36GB 12단 샘플. 마이크론 제공 |
[파이낸셜뉴스]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이 29년만에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서 철수한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성이 낮은 소비자용 제품 대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용 메모리에 주력하기 위한 목적이다.
마이크론은 3일 "전 세계 주요 소매점, 온라인 판매업체, 유통사를 통한 '크루셜(Crucial)' 소비자 제품 판매를 포함해 소비자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루셜 제품의 출하는 내년 2월까지만 이어지며, 기존 제품의 보증은 유지된다. 인력은 내부 직무 재배치를 통해 충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신 마이크론은 HBM를 비롯한 AI용 메모리 생산에 집중한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규모가 크고 전략적인 고객들(기업)을 위한 공급과 지원을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 사업에서 철수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한정된 생산 능력을 HBM 등 AI 데이테센터용에 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도 최근 빅테크 등의 주문에 대응하느라 소비자용 제품 공급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만 메모리 모듈 업체 트랜센드는 지난 2일 "현재 시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에서 심각한 부족을 겪고 있으며,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확장 계획에 의해 4·4분기에 상황은 악화됐다"고 고객사들에 밝혔다. 해당 업체는 삼성전자 등 메모리 제조사로부터 칩을 받아 조립·판매하는 업체로,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의 최전선에 있다.
트렌센드는 "모든 주요 칩 제조사들은 대형 데이터 센터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 센터 업체) 고객들에게 공급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우리는 10월 이후 어떠한 새로운 칩 선적도 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들이 메모리 구매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사의 생산 능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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