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기술 인재 중심으로 조직 재편
ABC 사업 등 R&D 인재 전면에...인재경영 강화  |
|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분야' 사업화를 목표로, 첨단 기술인재 전면 배치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5년간 LG그룹에서 선임된 신규 임원 4명 중 1명은 구 회장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를 포함한 연구개발(R&D) 인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 인재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그룹 기술 인재들은 전체적으로 올해 LG그룹의 승진자 규모가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도, 최연소 승진자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존재감을 발휘했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올해 LG그룹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승진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의 21%가 일명 'ABC 분야' 인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무, 전무, 부사장 등 직급별 '최연소 승진' 타이틀을 전원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차지하는 등 기술 인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첨단 테크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그룹 핵심인 LG전자가 15년 만에 최소폭(34명)으로 임원 승진 인사를 내는 등 그룹 전반적으로 임원 승진자가 예년에 비해 축소됐던 만큼, 기술 인재들의 발탁 인사가 더욱 주목됐다.
각 직급별 최연소 승진자로는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 승진, 1975년생),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전무, 1978년생),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담당(상무, 1986년생)이다. 김태훈 부사장은 AI·클라우드 전문가다. 에이전틱 AI와 클라우드 사업 주도권을 확장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임우형 전무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임으로, 공동 연구원장에 선임됐으며, 엑사원 기반의 AI 응용연구를 주도해 왔다. 39세로 최연소 임원 승진을 기록한 조헌혁 상무는 국내외 AI데이터센터 설계, 구축, 운영 등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의 조직도 AI 사업 구조로 빠르게 재편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AI 중심의 기업간 거래(B2B)시장 확보를 목표로 AI컨텍센터, AI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사업과 온디바이스AI 통화앱 'ixi-O(익시오)' 성장에 필요한 AI 전문가들을 대거 중용했다. LG CNS 또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분야 중심의 전문가들을 등용하는 기조를 보였다. 구 회장 지시로 지난 2020년 12월 설립된 LG AI연구원 역시, AI 등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AI연구원은 국내 1위·해외 빅테크 AI 모델들과 비견되는 성능의 LG 자체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출시하는 등 토종 AI의 글로벌화를 향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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