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수준 회사채 금리 연 3.2%
동일조건 BBB- 연 8.96% 달해
이달 개미 회사채 913억 순매수
연기금·자산운용사 제치고 1위
개인투자자들의 '고금리' 쇼핑 수요를 기대하는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들이 공모채 시장에서 줄대기하고 있다. 올해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지면 비우량채 고금리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다소 비우량해도 '고금리' 매력을 가진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명단에 이름을 올린 A급 이하 기업들은 10곳에 달한다. SK인천석유화학(A+), 오일허브코리아 여수(A+), 한화에너지(A+),
한솔케미칼(A+),
SK케미칼(A+), DB생명보험(A+),
대한항공(A-), HL D&I 한라(BBB+),
두산(BBB0),
한진(BBB+) 등이다. 1월 수요예측 기업 35곳 중 10곳이 A급 이하 기업들로 채워졌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말 높아진 국고채 금리 레벨로 회사채 금리가 기준금리(연 3.0%)를 크게 웃돌면서 비우량채의 캐리 투자 매력(금리 투자)가 높아졌다.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수준의 회사채(무보증 3년물) 금리는 6일 기준 연 3.2% 수준이다. 동일 조건의 BBB- 수준의 회사채 금리는 연 8.96% 수준에 달했다.
또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자본차익도 노릴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특히 공모채 시장에 나온 비우량 신용도 기업들은 대기업 계열사가 대부분이다. 그룹 차원의 계열 지원의지에 대한 신뢰가 투자심리를 충분히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1일~6일) 들어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913억원으로 자산운용사(공모)의 순매수(903억원)보다 많다. 은행, 운용사, 보험사, 연기금 등을 제끼고 개인 투자자가 회사채 큰 손이 된 것이다.
지난해 연간 규모로 봐도 회사채의 최대 투자자는 개인이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8조5020억원으로 은행(5조2461억원), 종금·(상호)금고(4조2767억원), 자산운용사(공모) 2조6689억원보다 많았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채권 시장에서) 금리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1%대 저성장 경기부진, 부동산 PF 우려 등이 나오지만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추가 충당금 부담이 과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펀더멘탈적 우려가 있는 기업도 계열 지원 의지를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로 A등급 회사채 수요가 다소 약해질 요인은 있으나, 오히려 금리 하락에 따른 절대 금리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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