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간 NYT 보도
AI와 첨단 군사 기술에 핵심인 배터리
中 기술·생산 장악…美 자급 최소 5년 걸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희토류에 이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부족 문제가 미국의 약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중국의 배터리 지배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I 데이터 센터들은 작은 도시가 쓰는 만큼의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역 전력망에 큰 부담을 준다. 전력망이 순간적으로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민감한 AI 컴퓨터 코드가 손상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기술 대기업들은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리튬이온 배터리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중국이 선두를 달린다. 규모와 기술 모두 그렇기에 미국 입장에선 더욱 걱정거리다.
중국의 배터리 지배력은 비단 AI뿐 아니라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로도 인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현대 전쟁이 재편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군사 전략가들은 "미래 무기인 드론, 레이저 등 수많은 무기들을 구동하는데 수백만개의 배터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최근 미 국방부 당국자들도 중국의 배터리 지배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도 배터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지난 10월 9일 미중 무역 갈등이 한창일 때 중국은 흑연 음극재와 양극재 같은 핵심 부품을 포함해, 가장 진보된 리튬이온 기술 일부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미 백악관은 최근 몇 주 동안 배터리 공급망을 주제로 고위급 회의를 열었다. 이달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에는 '우려
대상 외국 기업'으로부터의 배터리 구매를 제한하는 펜타곤 규정이 포함됐다. 중국을 겨냥한 규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배터리에 있어서 중국 의존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리튬인산철(LFP) 셀의 99%와 주요 구성 부품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등 배터리 분야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국내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LFP 셀을 생산하는 데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며, 기초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더해, AI 전문가들 역시 "미국이 여전히 연산 능력에서는 앞서 있지만, 에너지 인프라가 우월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와 관련,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9월 "만약 중국이 AI에서 의미 있게 앞서 나간다면, 우리는 이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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