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수혜주’라더니… 플랫폼·건설·원전, 대선 직후 고점 찍고 내리막

글로벌 경기침체·인플레 우려 타격
플랫폼 시장 성장률 둔화도 원인
미지근한 정책추진도 기대감 꺾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혜가 기대됐던 업종이 대선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정부와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플랫폼·건설·원전 업종 등에 투자를 했지만 대선 이후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선 직후 신고가·정부 출범하고 신저가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정부의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은 대부분 대선 직후 강세를 보이다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건설주가 대표적이다. GS건설 주가는 대선 다음 날인 3월 10일 4만6300원에서 이달 8일 2만9550원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대선 직후에 52주 신고가를, 정부 출범 2개월 만인 7월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4일 기록한 52주 신고가(4만9550원)와 이달 4일 기록한 52주 신저가(2만8300원)를 비교하면 42.88%(2만1250원)나 떨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주도 마찬가지다. 네이버(NAVER)는 대선 다음 날인 3월 10일 33만500원에서 이달 8일 24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대선 이후 고점인 34만5500원(3월 23일)과 저점인 23만4000원(6월23일)을 비교하면 32.27%(11만1500원) 급락했다. 플랫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선 직후 강세를 보였고, 몇 차례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주가는 꾸준하게 내리막을 탔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원전주도 대선 직후와 비교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선 직후인 3월 11일 2만3250원까지 올랐지만, 6월 22일 1만6050원까지 떨어지며 1만6000원 선을 위협받았다. 6월 하순에 윤 대통령이 탈원전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비판하며 1만9800원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윤 정부 출범 2개월이 지난 7월 8일 종가(1만8550원)는 대선 직후 고점(2만3250원)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매크로 악화에 장사 없다"

새 정부 수혜주의 약세에 전문가들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악화에 정책당국이 이겨낼 재간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신호가 동시에 확인되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며 "(정책당국이 이를 회피하고자 노력하지만) 그에 근접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이 전반적으로 착공·분양 감소와 추가적 원가상승 우려 분위기가 있다"며 "현재는 지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는 수준으로 시장을 보수적으로 봐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개별업종의 성장성 둔화도 지적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로 촉발된 주가 하락이 플랫폼 규제 리스크가 완화됐음에도 최근까지 지속된 이유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성장률 둔화에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규제 리스크 영향은 현재 미미해졌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1%, 8.0% 낮추며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미적지근한 정책 추진이 시장의 기대감을 꺾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완화 방안이 업계에서 만족스러워 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확실한 시그널을 던지고, 정책적 디테일로 뒷받침해야 시장도 기대감을 먹고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