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회장 "조선업 새역사 시작"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 선도 역할
2035년 총 매출 37조 달성 목표
방산·특수목적선 시장 공략 강화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취임 첫 시험대인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새로운 출항 뱃고동을 울렸다. 정 회장은 오는 2035년까지 '방산 매출 10조원 시대'를 연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을 맡아 지난해 종합매출 19조원 대비 약 2배에 가까운 37조원을 이뤄내겠다는 비전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거북선 비전'이 손자 정기선 회장의 '세계 최강 미국 해군의 재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법인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이날 공식 출범했다. 지난 8월 K-방산 선도와 초격차 기술 확보·시장 확대 등을 위한 양사 간 합병 계획을 발표한 뒤, 9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과 10월 주주총회를 통과하며 본격 출항을 알렸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오늘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양사가 가진 기술력과 노하우에 임직원들의 열정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서,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함정 건조에 적합한 사이즈의 도크와 설비 및 우수한 인적 역량을 결합,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신속하게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는 합병 과정에서 HD현대미포의 유지·보수·정비(MRO) 경쟁력을 주목해왔다. HD현대미포는 1975년부터 2005년까지 30년간 8200여척의 선박을 수리·개조했다. 선박 8200여척에는 군함도 포함돼 있다. 더욱이 HD현대미포가 보유한 도크(선박 건조 공간) 4기는 군함 건조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함정들의 평균 크기는 HD현대미포가 건조하고 있는 일반 선종 크기와 유사하다.
HD현대중공업은 10개, HD현대미포는 4개의 도크를 가동 중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의 3번, 4번 도크를 통합해 특수선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보조적 용도로 사용하던 HD현대중공업의 4번, 5번 도크까지도 특수선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미국 전략상선단 및 군함 건조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선 건조량은 연간 45척이지만 실제 건조 능력은 연 70척이기 때문에 상선 건조 확장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초격차 기술 확보 및 특수목적선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양사의 연구개발(R&D) 및 설계 역량을 결집해 기술개발에 따른 리스크는 낮추고 시간과 비용은 줄여 환경규제에 신속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실적을 통합,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은 2035년까지 매출 37조원(방산 부문 10조원 포함)을 달성, 2024년 19조원 대비 약 2배 가까운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출범하면 오는 2030년에는 특수선에서만 매출액 5조6324억원, 영업이익 936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HD현대미포는 합병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페루, 필리핀,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해외 국가들의 수상함·잠수함 수주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가 예상된다"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해 마련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Act)' 승인과 함께 전략상선단(SCF) 물량 수주를 비롯해 합병 법인의 미국 진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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