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 주가조작' 이기훈 신병 확보한 특검…"조사 마치는대로 구속영장"

이날 오전부터 '전당대회 개입 의혹' 통일교 압수수색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주가조작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전국을 돌며 특검의 수사망을 피해갔지만, 특검과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55일 만에 체포됐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11일 "체포에 성공한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오늘 오전부터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전날 전남 목포 옥암동의 한 원룸형 빌라에서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경찰들에게 체포됐다. 잠복수사를 하던 경찰은 이 부회장이 택배를 받기 위해 밖으로 나온 시점에 검거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도주했다. 특검은 곧장 이 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특검팀은 출국금지와 동시에 경찰청과 인터폴 등과 공조하여 적색수배를 내리고 이 회장 체포에 공을 들였다.

이 부회장은 56일간 도주 중 전국 5곳을 떠돌며 특검의 수사망을 피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에 자신이 경기 가평과 목포, 울진과 충남, 하동 등에 위치한 펜션에 며칠씩 전전하다, 지난달 초부터 목포에 단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은거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과 경찰들은 이 부회장을 뒤쫓으며 자그마한 흔적 하나를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별다른 진술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포 당시 이 부회장은 휴대전화 5대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이용해 특검팀의 통신망 추적을 피해온 것이다.

체포 과정에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 도주에 도움을 준 조력자 8명의 신분을 확인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특검팀은 조력자가 더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낸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중엔 이 부회장의 가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조력자들을 아직 입건하지 않았지만,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도주를 도와준 경위와 방법 등에 대한 진상을 밝힐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곧장 신병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 부회장이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에 핵심 인물인 만큼, 곧장 구속영장을 청구해 속도감 있는 수사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은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중간고리를 이 부회장으로 보고 검거를 위해 노력했다"며 "양 회사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한 만큼, 특검팀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통일교 세계본부 5개 지구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통일교 측은 지난 2023년 1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의 당선을 위해 신자를 대거 입당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전당대회 지원을 위해 실제로 입당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건희 여사 종묘 차담회 의혹' 수사를 위해 오는 12일 출석 예정이었던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변호사 불출석 사유로 출석 일정을 차주로 연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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