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이 희비 가른 페인트업계, 지난해 함박웃음

노루페인트 영업익 56% 증가
인적분할 이후 최대 실적 올려
삼화·강남제비스코 등도 껑충
원재료 수입 의존도 60% 넘고
전부 원유서 뽑아 가격 영향도↑


국내 페인트 업체들이 지난해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서 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22일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78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2006년 노루페인트가 노루홀딩스에서 인적분할된 이후 역대 최대치다.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258억원으로 전년 199억원 대비 30.1%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고유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8억원까지 급감했지만, 그 이듬해 199억원까지 회복해 지난해 2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이 200억원을 넘은 건 지난 2015년 후 8년 만이다. 다만 매출액은 해외법인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2.3% 감소한 63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강남화성이 종속기업으로 편입되며 외형 성장에 성공한 강남제비스코 역시 영업이익이 껑충 뛰었다. 회사는 2021년 원재료비 상승으로 12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지만, 이듬해 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이후 지난해 전년 44억원 대비 425.9% 증가한 2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6388억원으로 전년 6732억원으로 대비 5.1% 감소했다.

이처럼 페인트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엔 국제유가 및 환율 안정화가 있다. 페인트의 주요 원재료로 쓰이는 용제와 수지, 안료 등은 모두 원유를 정제해 만든다. 통상 업계는 주요 원재료 중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 원가 부담이 상승하고, 유가와 환율이 하락하면 원가 부담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지난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높아져 업계 전반의 실적이 악화됐다. 여기에 2022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유가가 또다시 급등하자 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하반기부터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원가 부담이 완화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도 유가 안정세는 이어져 업체 대다수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 2022년 3월 배럴당 127달러까지 오른 뒤 8월까지 100달러 안팎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지난해 3월엔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80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여기에 환율 안정화도 한몫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0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6.66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1월 1247.25원까지 떨어졌고 이후 1200원대 후반, 1300원대 초반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주요 원재료 가격 부담도 크게 줄었다. 지난 3·4분기 기준 노루페인트의 수지 평균 매입 가격은 1㎏당 3892원으로 전년 4254원 대비 8.5% 감소했다. 삼화페인트의 수지 평균 가격 역시 1㎏당 3177원으로 전년 3772원 대비 15.8% 하락했다. 강남제비스코의 수지 가격도 전년 4626원에서 올해 4014원으로 13.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인트 업체들의 수익성에는 유가와 환율이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이 올라간 데는 유가와 환율이 안정화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