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엔비디아향 HBM4 공급 목표로 1c D램 생산 확대
최근 내부 PRA 통과하고, 고객사 품질 인증 대기 중
HBM4 퍼스트 벤더 되기 위해 삼성·SK 물밑 경쟁  |
|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파이낸셜뉴스]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승부처가 될 HBM4(6세대) '퍼스트 벤더(1순위 공급사)' 자리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내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HBM4를 탑재할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시장 선점을 위해선, 초기 1순위 공급자가 돼야 한다. HBM3E 시장까지는 SK하이닉스가 퍼스트 벤더였지만, HBM4부터는 삼성전자가 판도를 흔들 것이란 관측이 따른다.
시장에서는 초기 인증도 중요하지만, 고용량·고속화 등 고객사가 원하는 품질을 갖춰 지속 공급할 능력을 확보하는지 여부가 퍼스트 벤더 지위를 결정할 핵심 조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HBM4 생산 능력 확보 박차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주요 고객사(엔비디아)향 HBM4 공급량 확보를 목표로 지난 10월부터 10나노급 6세대(1c) D램 생산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HBM4가 1c D램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1c D램 생산 능력을 최대한 늘리라는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의 주문이 생산라인에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1c D램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핵심 장비도 상당 규모로 추가 반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전달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HBM3E(5세대)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난항을 겪어 왔지만, 최근 납품을 공식화하면서 생태계에 정상 안착했다. HBM3E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수익 개선이 제한적이었지만, 이번에 내부 품질테스트(PRA)는 통과했고, 고객사 HBM4 품질 인증을 통과하면 공급 물량은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도 'HBM4은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지난 3·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4의 경우 고객사 요구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췄고, 현재 전달된 샘플들 동작 속도는 11Gbps(초당 11기가비트)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K, 내년 영업익 전망치도 치솟아 SK하이닉스는 HBM4 조기 시장 진입을 위해 올해 3월 글로벌 반도체 업계 중 가장 먼저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고, 6개월 만에 업계 1등으로 양산 체제 구축을 선언했다. 차세대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11Gbps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고,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의 속도를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HBM4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치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모두 엔비디아가 요구한 동작 속도를 충족했으며, 남은 관건은 어느 기업이 HBM4를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느냐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아울러 AI 가속기 출시 약 6~7개월 전에 HBM 납품이 완료돼야 한다는 일정을 고려하면, 엔비디아향 HBM4 물량이 증가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루빈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이날 기준 80조3152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38조7968억원)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73조2399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41조7017억원) 대비 30조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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